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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요즘 나를 힘들게 하는가? 일상

대학원 생활은 힘들다...
중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대학 학부 입학 때까지만 해도 대학원에 가서 원하는 공부하고 군면제도 해결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다음 연구직으로 취업하는 것이 꿈이었다... 구체적인 전공은 생각은 안 했지만,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때의 영향인지 생물학자가 끌렸다... 그러다가 고1 때, 영어학원에서 서울대 산림과학부 들어간 제자 자랑하는 선생님이 "이런 시대에 산림에서 웰빙으로 사는 게 얼마냐 좋겠냐"라고 했던 말을 듣고 숲같은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더 근본적으론 어릴 때 일본 학교인가 유치원에서 나팔꽃을 키운 것부터 초등학교 내내 식목일날 강낭콩을 심었던 경험 등에서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학부 입학 후, 여러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결과,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을 "과학자"로 생각하고 자랐지만, 사실 난 "공학자"를 꿈꾸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떤 교수님의 말씀. "과학자는 아인슈타인을, 공학자는 에디슨을 동경해라". 즉, 과학자는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고, 공학자는 그런 원리들을 응용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아버지가 공대를 나와서 그런 것일까? 어릴 때부터 사실 뭔가 만드는 걸 좋아했다. 공학적인 뭔가가 아니라 사소한 것, 만화, 홈페이지, 유머사진 등등... 대학생활 때는 학생회 하며 동영상, 웹자보 등등도 만들기도 하고...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식물을 공학적으로 만드는 것. 원예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육종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더 수량이 좋은 식물, 더 예쁜 식물, 더 잘 사는 식물 등등... 육종의 재료나 목적에 따라 농업, 임업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그런 것을 목표로 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학부가 농학과가 아닌 환경생태공학이라서 그런지, 단지 식량작물 육종만이 아닌, 골프장 잔디 육종, 조림용 나무 육종, 조경용 나무 육종 등 다양하게 육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빨리 그것을 알았으면 학부 졸업 뒤 방황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학부 4학년 때 식물분류를 하며 산에 다니면서 힘들었고, 그전까지는 조림학에 관심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숲=산이라는 공식을 깨닫고 대학원과 멀어졌었다... 군문제가 해결되고 취업준비를 하며 백수로 지냈지만, 취업이 되지 않았고, 결국 대학원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분야를 식물육종으로 바꾸고, 돌고 돌아 다시 돌아간 곳은 자대 대학원 현재의 실험실이다.
실제로 우리 교수님은 품종도 내고 계시지만, 농대를 나오셔서 그런지 결국 식량작물을 육종하신다. 나도 식물육종이 하고 싶어서 학위를 하러 들어왔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것은 식량작물을 이용한 분자생물학 실험뿐... 육종은 농장에서 하는 일들이지만 대부분 교수님이 하시는 것이지, 내 식물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옆에서 도와드리면서 배울 뿐...
실험실의 다른 학생들이 무엇을 꿈꾸며 들어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학계에 좋은 논문을 써서 교수 자리 하나 얻어서 학문 발전을 도모하려는 꿈을 꾸고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분자생물학 논문도 잘 읽고 실험도 잘 한다... 그런데 요즘 나는 분자생물학의 최신 실험이 별로 안 궁금하다... 원리도 별로 안 궁금하고, 유전자가 다른 어떤 유전자와 상호작용하는지, 물질대사 경로가 어찌되는지는 관심이 없다;; 그냥 그 식물이 강한가 약한가, 어디에 써먹을 수 있는가, 그걸 이용하여 어떤 식물을 만들 수 있는가 그런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농장일을 하다보면 충돌이 생긴다... 다른 이들은 정확도는 떨어져도 빠른 속도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고 단기간에 끝내려고 한다... 하지만 난 천성이 그래서 그런지 느리더라도 정확하게, 그리고 덜 익었으면 최대한 많이 수확할 수 있도록 다음으로 미루려고 한다... 이런 차이들 때문인지, 일을 하다보면 나에게 비판 혹은 비난이 들려온다... "빨리 끝내라, "열심히 해라" 등등...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빨리 해야지",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기는 커녕 "내가 해주는 것이 어딘데, 나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오히려 내 방식이 맞다는 걸 보여줘야지"라는 생각 등의 반감이 든다...
회사였으면 돈이라도 받으니 비난이나 비판도 감수할 것이다... 그러나 이건 돈도 주지 않고 노동하고 욕만 들으니 반감이 생기고 빨리 떠나고 싶은 생각밖에...
괜히 육종하는 실험실로 왔나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차라리 그냥 식물분자생물학만 연구하는 곳이면 농장일같이 굳이 여러명에서 같이 할 일이 없으니, 그냥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있으면 무시하고 내 실험만 할텐데, 이건 여러 명에서 일을 해야하니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으니...
요즘 나의 대학원 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돈을 못 받는 것? 연구 분야에 흥미가 떨어지는 것? 연구실 사람들과 충돌?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그냥 계속 참고 지내면 시간이 알아서 흘러서 학위가 나올 것인가? 아니면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처럼 지금이라도 파트타임로 변경? 지도교수와 실험실 변경? 석사학위로 전환 졸업? 그냥 포기?
힘들다... 이렇게 계속 지내다가 나도 얼마전에 테러 일으킨 연대 공대 대학원생처럼 무슨일 터뜨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졸업을 하든, 졸업하기 전에 취업을 하든, 빨리 식물개발/육종할 수 있는 직장에서 제대로 된 돈을 받고 나만의 식물체를 만들며 일하고 싶다...

덧글

  • ㅠㅠㅠㅠ 2017/07/04 09:11 # 삭제 답글

    석박통합이신가요? 이공계열 대학원은 석박통합을 많이 보긴 했는데...인문사회계열 석사만 해봤지만 경험상...왜 다들 유학가라고 하는지 알겠던데요. 옹잉잉 남 연구실도 그렇네요 대충 빨리 많이 하는 게 목표, 교수님 연구분야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는 거...학내 대학원생 커뮤니티가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대체로 하는 말이 비슷해요. 유학가시는 게 좋겠어요 박사하시고 학문 쭉 하시려거든...
  • 옹잉잉 2017/07/04 22:30 #

    그러게요;; 말로 들을 때와 직접 격을 때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학문에 대한 흥미보단 빨리 자리 잡고 싶은 것이 더 큰 것 같아서...
  • Lee 2017/07/13 10:38 # 삭제 답글

    저는 어렸을 떄 식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정말 되고 싶었던 것은 식물학자가 아니라 19세기 plantsman 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원예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지만, 흥미도 없고, 열정도 없으니 아는게 하나도 없군요. 얼마 전 학위논문은 제출했습니다만, 나무에게 미안한 수준이고, 그동안 뭘 이루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육종하시는 분들도 대개 관심 있는 작물이 따로 있으시던데, 어느 작물에 관심이 많으신지 궁금하군요. 수목이시라면 아무래도 세대가 긴게 문제여서 공무원 아니면 딱 굶어죽기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긴, 공무원이 되어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기는 힘들겠지요. 특히 돈되고 성과자랑하기 좋은 작물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저는 화훼밖에 모르지만, 보면 육종이 정말 활발히 이루어지는 작물은 세대가 상대적으로 짧고 돈이 되는 작물들, 뭐 일년생 bedding plant 들이라던가, 절화용 작물들에 한정되어 있고, 제가 관심있어하는 숙근초나 화목류, 야자류들의 육종은 시장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그리 활발하진 않더군요.

    그래도 미국은 1970년대에 미국국립수목원에서 1960년에 배롱나무 육종한 것과 같이 그런 작물들에 대해서도 공공기관이나 대학에서 프로젝트를 하긴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농진청은 돈이 되니 굳이 국가가 안해도 사기업에서 충분히 할 동인이 있는 작물들만 하고 있고, 국립수목원은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옹잉잉 2017/07/16 20:14 #

    저도 나무육종에 관심이 있었습니다만, 역시 세대가 길어서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대신 잔디에 관심을 가졌었습니다.
    최근 스포츠 산업의 영향으로 축구장, 야구장, 더 나아가 골프장까지 많은 곳에 잔디가 사용되고 있어서요.
    지금 실험실이 잔디를 한 경험도 있어서 들어왔는데, 지금은 잔디를 하지 않고 식량작물인 밀만 과제로 하다가 보니 제 연구 방향도 점점 잔디와 멀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ㅠ
    사실 잔디뿐만 아니라 여러 식물의 육종에 적용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갈수록 하나만 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이나 산림청 산림과학원 등에서 육종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나라 연구 분위기 상 돈 되는 것만 찾다보니 육종기관도 그런 식물만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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